더 킹 리뷰, 줄거리 결말, 검사들의 막장 세계

더 킹은 양아치 아버지를 둔 박태수가 아버지를 잡아가는 검사의 힘을 보고, 검사가 되어 검사들의 세계가 어떻게 한국 사회를 좌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처음 봤을 당시만 해도 재미있는 조폭 영화처럼 이런저런 상상들이 들어간 꾸며낸 이야기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이 다 알게 될 정도로 검사들의 세계가 실제로 그랬음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1. 전체 줄거리
목포 출신으로 검사가 된 박태수는 여중생을 성추행, 성폭행했던 체육교사를 기소합니다. 그러자, 중앙지검 전략부 선배검사의 회유가 들어옵니다. 그곳은 스타 검사 한강식이 전략 3부 부장으로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강식과 체육교사의 부친과의 인연으로 회유를 한 것입니다. 결국 박태수는 그 사건을 덮고 전략부로 자리를 옮겨 힘 있는 검사들의 세계로 진입합니다.
전략부는 수많은 사건 파일들을 쌓아놓고 필요에 따라 기소를 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들이 기소하면 바로 신문 1면을 장식합니다. 재벌 총수도 쩔쩔맵니다. 심지어 대통령 선거 때는 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줄을 서며, 상대 후보에 대한 수사 상황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승진도 빠르고, 퇴임 후에는 전관으로 예우받는 길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 대선에서 한강식팀은 줄을 잘못 서게 되고, 좌천도 되고, 감찰부의 감찰도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태수는 한강식에게 버림을 받고, 죽을 위기까지 맞이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겨우 살아남은 박태수는, 한강식에 대한 복수의 길로 들어섭니다. 복수 방법은 정치로 들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면서, 한강식의 비리를 폭로하고, 기자회견에서 기습적인 종로 공천을 선언하면서 한강식에게 유리할 뻔했던 언론 지형을 단번에 바꿔버리게 됩니다. 결국 한강식은 감찰에 의해 기소되고, 박태수는 정치인의 길에 들어섭니다.

2. 인간적 고뇌의 순간
박태수가 평범하고 정의로왔던 검사에서 전략부라는 요직 (조폭과도 연루, 대선 후보와의 수사 정보 교류, 여론 전환을 위한 사건 활용, 수사와 기소 남발을 통해 원하는 세력 진압 등)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큰 고뇌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것은 체육교사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하던 학생을 외면하고, 승진과 성공의 길로 나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고뇌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한강식이 말합니다. 자신의 정의를 꺾어야 하는 자존심, 정의를 촌스러운 것으로 말하며, 자존심 버리고 권력 옆에 붙어 있으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출세와 성공에 대한 욕구가 있습니다. 동시에 그 뻔뻔한 체육교사를 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괴로움, 정의를 외면한 것에 대한 괴로움도 있습니다.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선택의 순간입니다. 결국 그는 정의와 자존심을 내려놓고, 출세와 성공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 한 번의 선택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 것을 봅니다. 한 번은 어려울 수 있으나, 한 번 터져 버린 둑처럼 되돌릴 수 없는 기준이 되고, 회복하기 어려운 가치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게 끝을 모르는 불의에 더 강화된 불의로 확장되고 맙니다. 
모든 화려했던 순간이 지나고 나락으로 떨어진 박태수는 과거를 돌아봅니다. 만약 그 체육교사 사건을 정의롭게 처리했다면 그의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뒤늦게라도 첫 고뇌의 순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3. 검사들의 세계
영화에 나타난 검사들의 세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우선 한강식은 조폭 들개파를 수족으로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뒤를 봐주며, 이익을 나누어 받고 있었습니다. 
또한 "당한 것에는 반드시 보복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복하는 방법은 수사와 기소를 통해 감옥에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복을 해야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조직은 검찰 조직 혹은 자신들의 핵심 조직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자신과 동고동락했던 후배 검사라 할지라도 조폭의 손에 죽게 할 수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대선에 개입하여, 줄을 서고,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상대 후보의 문제를 정치세력에게 넘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말 누구를 밀고, 누구의 라인에 서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기도 합니다. 처음 영화를 볼 당시에는 웃자고 넣은 장면인 줄 알았습니다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4. 사람은 힘을 절제할 수 있는가?
검사들의 이런 세계가 가능한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 기소를 하지 않을 권한, 수사를 덮을 권한 등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아무리 청렴하게 살았어도, 털고 털어 문제를 만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막강한 힘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사람은 스스로를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졌을 때, 그것을 정의롭게만 사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하지 않을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제 생각은 정말 쉽지 않다,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 출세, 명성, 존재감의 강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5. 마무리
사람의 제어되지 않는 힘을 개인의 선택, 개인의 선함, 개인의 정의에만 맡겨 놓는 것은 그 힘을 제어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군인들의 힘이 제어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도적으로 제어할 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수처, 검경 수사권 분리 등이 자리를 잡아야, 역사의 또 한 페이지가 진일보할 수 있음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