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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 리뷰, 암살 줄거리 결말, 밀정, 친일파, 돈과 두려움의 힘

by 시사생 202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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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빼앗긴 암담한 시절, 밀정으로 혹은 독립군으로, 살인청부업자로 혹은 반민족 행위자로... 다양한 삶을 선택했던 사람들이 영화 속에서 함께 만납니다. 

1. 스토리 요약
김원봉, 김구 지사는 경성의 대표적 친일파 강인국과 일본군 총독을 암살하는 작전을 세우게 됩니다. 이 일을 위해 사람을 모아 준비시켜 세 명의 멤버를 경성으로 보냅니다. 이 일은 염석진이라는 인물이 실무를 담당했는데, 그는 과거 독립운동을 하다가 변절한 밀정이었습니다. 염석진은 이들을 경성으로 보냄과 동시에, 일본과의 협력 아래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하여 경성으로 보내게 됩니다. 게다가 염석진은 자신의 밀정 행위가 발각되자, 경성으로 와서 이 작전을 일본에 알려 작전을 막고 본인은 출세의 길을 걸으려 했기에, 성공하기 너무 어려운 작전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여곡절 끝에 이 작전은 성공하게 되는데, 사실을 알게 된 살인청부업자들이 반대로 이들을 도와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독립이 된 이후 이들은 대한민국 법정도 단죄하지 못하는 밀정이었던 염석진을 단죄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2. 반민족행위자, 친일파가 지불한 대가?
강인국은 일본에 충성하여 사업권을 얻어내는 대표적 친일파였습니다. 반면 쌍둥이 딸을 낳은 그의 아내는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강인국과 일본 총독과의 만남 자리에서 독립군의 공격이 있었는데, 그 만남에 대한 정보는 그의 아내로부터 흘러나간 것이었습니다. 이에 강인국은 아내를 죽이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일본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의 딸은 유모와 함께 사라졌고, 그 딸이 나중에 독립군이 되어 아버지를 암살하는 작전을 하러 온 저격수가 된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강인국은 또한 암살단 멤버로 잃어버렸던 딸이 왔다는 사실을 알고 눈 깜짝도 하지 않고 자신의 딸을 죽이기도 합니다. (물론 착각으로 인해 그동안 함께 키워왔던 딸을 죽이긴 했지만요)

사람이 무엇을 얻으려고 어떤 대가를 지불하려 할 때, 과연 아내와 딸을 직접 죽일 정도의 것을 내주면서까지 얻으려는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돈도 좋지만, 아내와 딸을 죽이기까지 하면서 얻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인간이지만, 사람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습니다.

3. 돈의 논리로만 움직이던 살인청부업자
살인청부업자들은 돈만 주면 누구든 죽여주는 사람들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이번에는 경성으로 작전을 나온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중 안옥윤과는 한 번 마주쳤던 사이였기에 갈등이 있었고, 결국 위기에 처한 안옥윤을 살려주게 됩니다. 
그럼에도 돈만을 쫓는 사람들 답게 이들은 '한 두 명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는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 안옥윤은 '그래도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한다면서, '돈 때문에 모른 채 하는 당신처럼 살 수는 없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두렵지 않냐?'라고 묻기도 합니다. 그러자 안옥윤은 '두렵다'라고 대답합니다. 실제로 염상진의 배신도 고문당하면서 겪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작동된 것입니다. 두려움은 사실 어떤 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이 살인청부업자들의 인간적인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했습니다.
진정으로 돈을 좇기만 했다면, 살인청부업보다 더 편한 길이 있었던 시대입니다. 강인국처럼 철저한 친일은 성공이 보장된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친일에 뛰어들지 못합니다. 친일 했던 아버지 아래서 컸음에도 그 길로는 도저히 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과감하게 독립군에 합류하지도 못합니다.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너무 두려움이 컸던 것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돈도 적당히 벌고, 대의와 명분도 적당히 핑계 댈 수 있는 살인청부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랬던 그들이 변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안옥윤의 '두렵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은 어떤 사명감에 두려움도 없이 활동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었기에 두려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독립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즉, 두려움을 그대로 안고 있으면서도 겨우겨우 극복해내며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을 돕기로 작정한 것 같습니다. 

4. 독립이 되었는데, 너무 슬프다?
영화 후반부에 독립이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임시정부의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고 기뻐합니다. 그 와중에 김원봉과 김구의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김원봉은 "너무 많이 죽었어요. 사람들에게서 잊히겠죠."라고 말하며, 먼저 죽은 동지들을 위한 술잔을 채워둡니다. 또한 김구는 미리 죽은 동지들을 생각하며 "미안하다"는 말고 함께 오열하고 통곡을 합니다. 충분히 승리를 기뻐만 해도 좋은 날에, 먼저 간 사람들 생각에 마음이 괴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독립이라는 좋은 명분으로 살았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정말로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좋은 명분만 가진 사람들은 때때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사람을 이용하기도 하고 희생시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것은 목적만 다르지 친일파들과 별 차이가 없는 사람들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마무리
이런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이 되었을까요? 그분들이 잊히지 않도록 기억해 드리는 것이 그분들께 보답하는 최소한의 액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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