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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대가 조국 리뷰, 줄거리

by 시사생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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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고 난 이후부터 퇴임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의 지루한 법정 싸움을 감당하고 있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큐 형식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놀라운 점은 26억이라는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영화관을 확보하며 상영이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정도의 금액이 모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이 겪고 있는 고초에 대한 아픔을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도 말해 줍니다.

1. 전체 스토리
장관으로 지명되고, 쏟아지기 시작했던 수많은 의혹들, 반복 재생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사들, 아내 정경심 교수, 딸과 아들도 예외없이 수많은 의혹을 제기되었습니다. 사모펀드, 권력을 사용해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었다는 이야기, 동양대 최성해 총장의 표창장을 줄 기억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동생이 운영하던 학교 재단, 그의 가정사까지 모든 것이 취재의 대상이 되었고, 가십거리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압수수색도 유래가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통상 장관으로 지명되면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하는데, 이번에는 수많은 보도로 인해 기자들과의 대화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길고 긴 질의 응답을 지켜봤을 때, 기자들은 사실 너무도 비상식적이었다는 것만 드러난 시간이었습니다. 
인사청문회 당일 아내 정경심교수를 검찰은 기소를 했고, 국회의원들은 기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정경심 교수는 납득이 되지 않는 여러 이유로 표창장 위조로 인한 중형을 선고받았고, 딸은 대학과 대학원의 학력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으며, 조국 전 장관은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는 형국입니다. 

2. 검찰의 조직 중심 주의
바로 직전 영화 리뷰에서 <더 킹>을 다루었었기에, 더 킹에서 일어나는 검사들의 내밀한 모습이 조국 전장관의 실제 사례로 너무도 분명하게 매칭이 되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감사들은 철저히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조국 전장관이 이런 가혹한 수사와 기소의 제물이 된 것은 그가 검찰개혁이라는 대업을 이루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검찰이 가진 힘은 수사권, 기소권, 기소하지 않을 권한, 문제를 덮을 힘, 문제를 만들어낼 힘, 가공의 간첩도 만들기 위해 조작까지 가능한 집단이었고, 원하는 정치 세력과의 내밀한 협력도 가능한 집단이었습니다. 이후 전관으로 굉장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까지 가능했습니다. 그렇지만 민주사회에서 이런 힘은 대통령조차 누릴 수 없는 힘이었습니다. 견제 세력이 없고, 자정 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습니다.
<더 킹>에서 한강식 검사가 말했듯이,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복을 해야 된다"는 말의 실사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기소 인질극
검사들은 또한 정경심교수를 표창장 위조의 죄목으로 인사청문회 당일 기소를 합니다. 조사도 없었습니다. 인사청문을 하던 국회의원들 다수는 '아내가 기소되면 어려울 텐데 그래도 해야겠냐'는 투로 사퇴를 종용했습니다.
이 모습도 <더 킹>애서 짧게 지나갔지만, 똑같은 사례가 등장합니다. 한강식과 박태수의 관계가 멀어지고, 한강식은 박태수를 끊어내려는 상황이었습니다. 박태수의 뒤를 봐주던 최두일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박태수의 아버지를 구속하면서 검사직에서 떠나라고 강요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가족을 인질로 잡고 사퇴를 요구하는 장면은 너무도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4. 위협적인 조사
동양대 장경욱교수는 동양대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경심 교수를 지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동양대에서 발행되는 수많은 표장장, 봉사상에 대해 총장이 직접 직인을 찍는 것이 아닐 것은 너무 당연하고, 설사 찍는다 하더라도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 봉사활동이 있었고, 부서 내에서 줄 수 있는 상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 그 외의 주요 인물들이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증언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모욕적이고, 참을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고, 장 교수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이 없었다면 한강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심각했음을 보여 줍니다. 
통상 잘못한 사람은 부인할 가능성이 있고, 검사는 증거를 통해 그 거짓을 밝히는 과정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끼게 하고, 장시간 조사하면서 괴롭게 하는 것일까요?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아니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한 단어라도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가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5. 언론의 존재이유
언론은 우리 사회에 왜 존재해야 할까를 다시 질문하게 합니다. 쉽게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제목, 확인되지 않는 소문, 관음증을 자극하는 말로 클릭을 유도, 누군가 희생양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분노를 표출하게 하기, 어정쩡한 중립으로 사건의 본질 파악이 어렵게 하기 등이나 하자고 언론이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팩트를 찾고, 누군가의 악한 의도를 찾아내고,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들이 건강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정확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언론은 철저히 검찰 한쪽이 원하는 기사를 내면서, 마녀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6. 법원의 존재 이유
1심, 2심, 3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은 공정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표창장 위조가 이루어졌다는 동양대 PC를 다루는 그 한 가지만 보더라도 전문적이지도 않았고, 부분적으로 취사선택하며, 이미 갈 길을 정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7. 당사자들의 고통
당사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말로 다 그 심정을 헤아릴 수도 없고, 글로 담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꿋꿋이 버텨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8. 사람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존재인가?
예로부터 마녀사냥이라는 것도 있었고, 사극에서도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교묘한 정치싸움도 있었습니다. 나라 혹은 국민이라는 보편적 가치도 사적 이익 앞에서는 하나의 수단으로 치부하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는 동족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반민족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과연 그런 일들은 이제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회가 발전하고 민주화되고 감시기능이 작동하고 상호 존중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이제 좀 나아졌을까요? 한숨이 나지만 이 일을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9. 마무리
지금은 조국 전 장관의 대척점에 서 있던 사람들이 대통령, 장관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그렇게 인정했습니다. 좌, 우를 떠나 사익을 위해 타인을 사지로 몰아넣는 일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악의 문제, 사람됨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욕심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허용될 수 있는 욕심의 수준은 타인과 공공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반드시 따져보아야 합니다. 
오래전 명견만리를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의 부패를 엘리트 카르텔 유형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법조인, 관료 등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엘리트 세계 유지를 위해 카르텔처럼 묶여 부패에 이르는 유형을 말합니다. 엘리트 카르텔의 이익을 위한 협력이 곧 수많은 시민, 나라 시스템에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피해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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